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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으로 보는 도시 미관]– 복잡한 서울 vs 정돈된 도쿄, 무엇이 다른가?

K-치킨러버 2025. 7. 24. 01:56

✨ 도시의 얼굴, 간판에서 시작된다

여행이나 출장을 위해 새로운 도시에 발을 들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길거리의 간판입니다.
그 도시의 첫인상, 분위기, 정돈감은
사실 간판이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서울과 도쿄.
비슷한 동아시아 도시지만, 도시의 ‘시각적 질서’는 확연히 다릅니다.
왜 그럴까요?


📷 서울의 풍경 – “광고가 건물을 덮다”

서울 강남, 홍대, 을지로, 건대입구 등
상권이 형성된 거리를 보면,
1층부터 5층, 심지어 옥상까지 빼곡하게 간판이 붙어 있습니다.

“이 건물에 뭐가 있는지 알려야 살아남는다!”

이런 절박함 때문일까요?
업소마다 제각각 다른 크기, 색상, 폰트, 네온까지 동원해
간판 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유리창 전체를 포스터로 도배하거나,
실외기 사이에도 현수막을 거는 곳도 있죠.


🧯 일본의 건물 – “간판은 공간에 맞게, 창문은 막지 않는다”

반면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같은 일본의 도시는
상업지구임에도 불구하고, 눈이 편합니다.
왜 그럴까요?

  1. 간판은 건물 외벽의 지정된 위치에만 설치
  2. 간판 크기와 색상이 규제되어 통일감 있음
  3. 건물 유리창은 가리지 않는 것이 원칙
    → 소방 및 안전 규정(빨간 역삼각형 표식) 때문에 창문은 비워두어야 하며,
    내부에서 외부를 볼 수 있게 하는 구조가 기본입니다.

실제로 도쿄 신주쿠나 긴자, 우에노에 있는 상가 건물의 간판은
각 층마다 정해진 박스 안에만 작게 배치되어 있습니다.

즉, “광고는 해도 좋지만, 질서를 지켜라”는 철저한 행정 기준이 있는 것이죠.

간판 설치 장소가 미리 세팅되어 있음

🧱 디자인의 차이 – “건물은 누구의 것인가?”

서울의 상가 건물은 간판으로 도배된 경우가 많습니다.
건물의 외관 디자인이나 재질은 보이지 않고,
마치 "간판을 위한 판때기"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반면 일본의 상업 건물은
외관을 하나의 디자인 요소로 인식하고,
그 흐름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간판을 배치합니다.

건물 그 자체가 도시 경관의 일부이며,
이를 해치지 않는 것이 도시 전체 미관을 위한 예의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 제도적 차이도 있다

🇯🇵 일본 – 간판 관련 규제

  • 건축물 외벽에 간판을 설치할 수 있는 면적 제한
  • 간판의 밝기, 크기, 색상 규제
  • **건물의 소방창(避難口)**을 가리는 광고 금지
  • **옥외광고물법(屋外広告物法)**에 따라 각 지자체가 세부 기준 운용
네온 간판은 거의 없어요!

🇰🇷 한국 – 규제는 있으나 실행이 약함

  • 옥외광고물관리법이 존재하나,
    자치단체별 기준이 다르고 단속도 일관되지 않음
  • “자율 정비”라는 이름 아래 상인들의 합의에 맡기는 경우 많음
  • 외벽 전체를 가리는 래핑 광고나 LED 간판이 증가 추세

📸 시각적 비교

항목🇯🇵 일본🇰🇷 한국
간판 위치 지정된 위치, 정돈됨 건물 외벽 전체 활용
간판 디자인 작은 사이즈, 통일감 크기, 폰트, 색상 다양
창문 가림 여부 가리면 불법 또는 위법 소지 종종 가림, 포스터 부착
도시 미관 정돈되고 깔끔함 화려하나 혼잡함
 

✍️ 에피소드 – 한국을 방문한 일본 친구의 말

“왜 간판이 다 저렇게 커? 건물 디자인이 하나도 안 보이네.”
“지금 이 거리는 무슨 쇼핑몰 안 같아, 아니면 테마파크?”

처음엔 재미있어 하다가도,
“보다 보니 눈이 피곤하다”라고 말하던 친구.
반면 내가 도쿄를 방문했을 때는,

“간판이 작아도 업소를 쉽게 찾을 수 있네.”
“건물 외관이 다 다르고 조화로워서 걷는 재미가 있다.”


🌇 도시의 질서는 ‘간판’에서도 시작된다

한국은 빠른 변화, 강한 경쟁 속에서
간판도 일종의 무기처럼 사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로 인해 도시 미관과 안전성은 뒤로 밀린 상황.
반면 일본은
규제를 통해 디자인과 질서를 지키고,
작은 간판으로도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브랜드력에 집중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죠.